우울증이 참아지는 것이 아니라서 생활하는 곳곳에서 나타나게 되는것 같아요.따뜻한 말 한 마디와 조금씩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울증은 정말 사람을 피폐하게 하네요.
엄마가 우울증으로 고생하신지가 꽤나 오래 되었어요.
힘겨운 인생살이 먼저 떠난 남편과 딸
나이들고 찾아온 병마
믿었던 사람들의 배신 등.........
제가 엄마라 해도 우울증이 걸리지 않고 살아내기는 힘들었을 인생 같아요.
어쩌면 저라면 이만큼 버티지도 못했을지도.......
하지만 우울증은 정말 전염력이 강한 병증이예요.
엄마가 우울증을 앓고 난 뒤로 집안이 늘 어둡고 피폐해졌어요.
가끔 자다가 엄마 울음소리가 들려 깨어나는 날도 늘어나고
함께 있는 시간 내내 죽고싶다 소리만 듣다보니 저도 우울증이 생기더라구요.
우울증도 병이니 병원에 가서 진료도 받고 약도 먹자 권해봤지만
옛날 어르신이라 정신병자라 오해받는 기분이라며 무조건 싫다고만 하고
어쩔 수 없이 저라도 진료받아봤는데
저의 병증은 어차피 엄마로 인해 비롯된거라
제가 치료받는건 의미가 없다고 하더라구요.
그나마 직장이라도 다니고 친구들도 만나며 조금이라도 잊으려 노력하지만
우울증은 정말 강력한 병이예요....
잠시 잠깐 잊어도 어차피 한집에 있어야 하는 시간이 길다보니
벗어날수가 없네요.
젊었을 때 친한 동생이 어머니가 우울증으로 자살시도를 한 뒤에 본인도 우울증이 깊어져 결국 가출을 하는걸 본적이 있거든요.
결국 본인도 늘 자살을 생각하게 된다며 힘들어하다가 다행히 지금의 남편을 만나
이제는 결국 엄마와 연을 끊고 자신만이 삶을 살아가요.
다행히 저희 엄마는 그래도 아직은 이겨내려는 의지보다는 딸에 대한 미안함이 머릿속에 강하셔서 최대한 참아보려 노력하시지만 우울증은 역시 참아서 낫는 병이 아니니까요.
저도 팔십이 넘은 엄마에게 이젠 조언을 하기도 어렵고..
자꾸만 그냥 포기하게 되네요.
엄마와 대화하는 시간은 자꾸만 줄어들고......
그 미안함이 또 제 자신을 좀먹기도 하고...
주변에선 너도 니 인생을 살아야한다고 말하지만 그런 선택은 못할거 같아요.
제가 겪고 있는 아픔보다 엄마는 몇십배 힘드실걸 아니까요....
하지만 점점 엄마에 대한 걱정이 미움으로 바뀌어갈까봐 너무 무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