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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도 가능해요. 자세하게 고민을 털어 놓을수록 더 개운해지실 거예요.

 

중학교때 이인증 같아서 병웠갔다가 만성우울, 불안장애 진단받고 한달정도 상담받다가 그만뒀어요. 심하면 내가 대화하는 사람이 인형같고 금방이라도 꿈에서 깨어날 것 같이 심하게 멍해요.

 

몰라요 많이 괜찮아졌다고 생각했는데 사람과 대화하는거에 지치고 어떤 상황에서 해명할 일이 생겨도 그냥 입을 닫아버려요. 그래도 중딩때는 성실하고 잘 생활했다고 생각했는데 고등학교와서는 나태해지고, 노력도 안하고.. 뭐하자는건지 

근데 고칠려고 해도 의욕이 안생겨요 내가 뭐하는거지 싶기도 하고 굳이? 이런 생각도 들고

지겹고 그냥 짜증나는 것 같고

아빠가 술먹고 들어와서 술주정하는거 보면 들어주다가 막 눈물나고 음식도 입에 안들어가서 밥고 계속 거르고... 내가 뭘 먹는지도 모르겠고 또 툭하면 계속 자거나 아예 안자거나..

 

가끔은 차도로 뛰쳐나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면서도 부모님한테는 죄송하고 고1때 신경과 가서 약먹고 부작용있어서 또 그만뒀는데 지금 고2인데병원에 다시 가고 싶은데 말도 못 꺼내겠어요 

진짜 우울한 다른 애들에 비하면 가족이랑 사이가 안좋은것도 아니고 사이 안좋은 친구들도 없는데 선생님이랑도 사이 좋은데 내가 뭐라고 이렇게 무기력한지 누구나 다 겪는 일인데 내가 너무 과민반응하는건가 싶고..막 그래요

 

답답해 미칠 것 같아서 여기다가 털어놔요.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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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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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방고양이
    상담교사
    용기 내서 이렇게 길게 적어주신 것만으로도 정말 대단해요. 🫂
    말씀하신 걸 차근차근 읽어보면, 지금 느끼는 감정과 상태가 단순한 ‘게으름’이나 ‘나태함’이 아니라 지속적인 우울감·불안감·탈진 상태에서 오는 반응 같아요. 이인증(내가 꿈속에 있는 것 같은 느낌), 멍함, 식사·수면 패턴의 심한 변화, 충동적인 생각(차도로 뛰쳐나가고 싶다), 의욕 저하 등이 그 신호예요. 이런 건 “과민반응”이 아니고, 실제로 몸과 마음이 지쳐 있다는 증거예요.
    
    특히 고등학교 시기에는 학업·진로·가정 문제까지 겹쳐서 우울·불안 증상이 심해질 수 있어요. 혼자 참고 버티는 건 오히려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어서, 다시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 게 필요해 보입니다. 이전에 약 때문에 부작용을 겪었다고 해도, 요즘은 약 종류·용량·치료법이 다양해서 조절이 가능합니다. “이전에 부작용이 있었다”는 걸 그대로 의료진에게 말하면 거기에 맞춰 조심스럽게 치료 방향을 잡아줘요.
    
    📌 지금 해볼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
    
    부모님께 말 꺼내기가 어렵다면, 일기나 편지 형태로 “나 요즘 이래서 힘들다, 다시 상담·진료를 받고 싶다”라고 적어서 건네기
    
    학교 보건실·상담교사(Wee클래스 등)에게 먼저 이야기해보기 — 이런 경우 학생이 혼자 병원 찾도록 도와주기도 하고, 부모님과의 대화도 중간에서 도와줌
    
    위기감(차도로 뛰쳐나가고 싶은 생각 등)이 강해질 때는 혼자 있지 말고, 즉시 믿을 수 있는 사람이나 24시간 상담전화(청소년 전화 1388, 자살예방 상담 1393)에 연락하기
    
    이건 결코 “너무 예민하다”거나 “다들 겪는 건데 못 버틴다”가 아니에요. 우울·불안 증상은 실제로 치료가 필요한 상태일 때가 많습니다. 예전에 받았던 진단·상담이 도움이 됐던 것처럼, 다시 치료를 받으면 지금의 막막함을 덜 수 있어요.
    
    혹시 원하시면 부모님이나 선생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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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글을 읽는 내내 마음이 너무 아프고, 얼마나 힘드셨을까 생각하니 제가 다 답답해지는 마음이 들었어요. 혼자서 그동안 얼마나 애쓰셨는지 글에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이렇게라도 마음에 담아두었던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털어놓아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지금 겪고 계신 힘든 마음들을 하나씩 이야기해 드릴게요. 중학교 때부터 '이인증' 같다는 느낌을 받으셨고, 만성 우울과 불안 장애 진단을 받은 이력도 있으시네요. 대화할 때 상대가 인형처럼 느껴지고 꿈에서 깨어날 것 같은 '멍한' 느낌을 강하게 받으셨다고 하셨어요. 사람과의 대화에 지치고, 어떤 상황에서든 해명하는 것조차 버거워 입을 닫아버리는 자신을 보면서 많이 괴로우셨을 것 같아요. 고등학교에 와서는 중학교 때와 달리 나태해지고 의욕이 없어지는 모습에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 건가' 싶고, '굳이 노력해야 할까'라는 생각까지 든다고 하셨지요.
    이런 무기력감과 짜증스러움 속에서, 특히 아버님의 술주정을 들으며 눈물 흘리고, 음식도 제대로 못 넘기거나 잠을 너무 많이 자거나 아예 못 자는 등의 불규칙한 생활을 이어가고 계시고요. 때로는 너무 힘들어서 극단적인 생각까지 드는 순간도 있으셨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정말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감정들이었을 거예요. 예전 약 부작용 때문에 병원에 다시 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크시고, '내가 과민 반응하는 건가' 하며 스스로를 비난하는 마음까지 들면서 더욱 혼란스러우셨을 것 같아요.
    지금 겪는 이런 감정들과 생각들은 결코 혼자만의 문제도 아니고, 과민 반응도 아니에요. 만성 우울감과 불안장애 진단 이력이 있으신 만큼, 이러한 마음의 어려움들이 오랜 시간 지속되어 일상생활과 정서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답니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피로감을 느끼고, 에너지가 소진되는 경험은 정서적 탈진 상태에서 흔히 나타날 수 있어요. 또한, 가족과의 어려움이나 가정 내 스트레스는 현재의 우울감이나 불안감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고요. 스스로를 자책하는 마음은 감정들을 더 깊은 곳으로 밀어 넣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니, 지금 느끼는 모든 감정들은 자연스럽고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것임을 먼저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님의 이 모든 마음을 안전하게 들어주고 함께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전문가의 도움이 아닐까 싶어요. 예전에 약 부작용으로 힘드셨던 기억이 병원 방문을 망설이게 할 수 있지만, 그 경험을 전문가에게 솔직히 이야기하면서 자신에게 더 잘 맞는 치료 방법을 찾아볼 수 있을 거예요. 약물 치료 외에도 심리 상담을 통해 님이 느끼는 감정들을 탐색하고, 힘든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자신만의 대처 방법을 함께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당장 모든 것을 바꾸기 어렵더라도,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해볼 수 있어요. 스스로를 비난하는 대신, '내가 지금 정말 힘들구나' 하고 마음을 알아주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고요. 힘든 마음에 휘둘릴 때마다 차도로 뛰어들고 싶다는 생각 대신, 잠깐 멈춰서 심호흡을 하거나 좋아하는 노래를 들어보는 등 자신을 다독일 수 있는 작은 행동들을 해보시면 좋겠어요. 겪는 일은 절대 혼자 짊어져야 할 짐이 아니에요. 주변에 믿을 만한 어른이나 선생님께 어렵지만 용기 내어 도움을 요청하거나, 다시 병원에 방문해서 전문가와 함께 이 힘든 시간을 잘 극복해나가셨으면 좋겠어요. 님은 혼자가 아니에요. 분명이 어려움을 이겨낼 힘이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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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니
    상담교사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거나, 차도로 뛰어들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씀해주시는 부분에서 지금 겪고 계신 힘든 마음이 얼마나 절실한지 느껴집니다. 이렇게 솔직하게 털어놓아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합니다. 죄송해하실 일은 전혀 없습니다.
    ​말씀하신 멍한 느낌, 대화에 대한 지침, 무기력함, 식사 문제, 수면 불규칙, 충동적인 생각 등은 이전에 진단받으셨던 만성 우울 및 불안 증상이 다시 심해졌거나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누구나 겪는 일이 아닐 수 있습니다. 자신을 탓하거나 과민반응이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친구 관계나 선생님과의 관계가 좋더라도, 내면의 고통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병원에 다시 가고 싶지만,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하셨죠. 하지만 지금의 무기력함과 충동적인 생각들은 꼭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다시 병원에 가는 것을 주저하지 마세요. 약물 부작용 경험 때문에 걱정이 크시겠지만, 다른 종류의 약물이나 상담 치료 등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학교 상담 선생님께 이 상황을 말씀드리고 부모님과의 대화를 도와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지금 느끼는 답답함과 고통은 고칠 수 있는 병의 증상일 수 있습니다. 나 자신을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하고 용기를 내주세요.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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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2
    괜찮다는 말 대신, 그냥 여기 
    있다는 게 위로가 되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