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우울증이라고 아시나요?
말그대로 가면을 쓰고 살아가서 우울한 건데요.
저는 저 6가지 중 5가지가 해당됩니다ㅠ
✔️나쁜 감정을 티내지 않고 속으로 삼킬 때가 많다
저는 어느순간부터 뭘 해도 재미없고 살기 싫고 엄청 지쳤거든요.
근데 사회생활하려면 우울한 티를 내면서 울상으로 살 순 없으니 괜찮은 척을 하거든요.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보기에도 제가 괜찮아 보인다고 하더라고요.
회사에서도 웃고, 친구들이랑 있을 때도 분위기 맞추느라 웃지만, 집에 돌아오면 마음이 너무 공허하고 무너지는 것 같아요.
사실 웃을 힘도 없고 대화할 여유도 없는데 억지로 괜찮은 척하는 게 너무 익숙해져 버렸어요.
회사에서 힘든 일이 있어도 가족하고 절대 공유를 하거나 이야기를 털어놓지 않아요. 그냥 그 과정이 너무 귀찮고 힘들다고 할까요...
그래서 집에서도 제가 힘들어도 잘 몰라요.
✔️평소에는 잘 웃지만 항상 스트레스가 많다
제일 힘든게 보이는 나와 속마음의 괴리예요.
남들은 제가 긍정적이고 성실한 사람이라고 말하지만, 사실 하루하루 겨우 버티고 있을 뿐인데...
이러다 보니 남들이 기대하는 모습에 맞추느라 더 지치네요.
✔️실수하는 것이 두렵고 실수하지 않으려는 강박이 있다
감정표현에 서투르기도 하고 그래서 내 감정을 드러내고 싶어하지도 않고, 드러내는 방법도 잘 모르긴 하거든요.
그래서 힘들어도 잘 티를 안내고, 남들한테 내 진짜 속마음을 들키고 싶지가 않아요.
그래서 그런지 실수를 안 하려고 최대한 노력해요. 실수를 안 하려고 안간힘을 쓰다보니 또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도 장난이 아니고.. 제가 생각하기에도 강박이 심한 편입니다..
✔️지금 내가 무슨 기분인지 잘 모를 때가 많다
집에 혼자 있으면 그동안 쌓아둔 감정이 몰려와요.
괜찮은 척했던 게 무너지고, 괜히 눈물이 나거나,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된건지 모르겠어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상태가 계속돼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삶은 계속되고.. 어쨌든 계속 살아야 하잖아요. 또 다음 날이 되면 아무렇지 않게 출근하고, 다시 평소같은 얼굴로 사람들을 대하고.. 이게 반복되다 보니 제가 점점 진짜 제 감정을 잃어버리는 것 같아요.
✔️식사를 하지 않아도 배고프지 않고 특정 행동에 집착한다
이거 너무 신기한게 언제부턴가 그냥 별로 먹지 않아도 배가 안 고프더라구요. 잘 안 먹어버릇하다 보니 그런건지...
밤에 잠도 잘 못자고 새벽에 잠드는 날이 많은데 그러다 보면 그다음날까지 엄청 늦게 자거든요.
일요일인 오늘도 새벽 4시에 겨우 잠들어 오전 10시 반쯤 깼다가, 다시 잠들어서 오후 1시에 일어났어요.
그리고 씻고 정리하다 보니 2시더라구요.
네... 그때까지도 배가 안 고팠고 그 시간까지 아무것도 안하고 무기력하게 그냥 가만히 있기만 했어요.
솔직히 저의 주말은 늘 이래요.
여기서 말하는 특정행동이란게 저한테는 잠인 것 같아요. 잠으로 회피, 도피한다고 할까요?
잠 자면 고민을 좀 잊을 수 있고 꿈 꾸면서 일단 현실 생각을 안할 수 있잖아요.
사람들이 말하는 우울증은 다들 눈에 보일 정도로 무기력해지거나 티가 난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오히려 티가 안 나니까 더 힘든 것 같아요.
그래서 힘들어도 진짜 힘들다는 표현을 해야할 순간에 막상 못하겠더라구요.
겉으로는 정상처럼 보이는데, 속으로는 계속 무너지고 있는 상태. 요즘 제가 딱 그 모습인 것 같아요.
주변에는 솔직하게 말할 용기도 없고, 얘기해도 이해받지 못할까 두렵고… 그래서 그냥 더 감추게 되는 것 같아요.
혼자 참고 버티다 보면 괜찮아질까 싶다가도, 혹시 더 심해지는 건 아닐까 걱정도 됩니다.
너무 지겹네요. 저 스스로도 솔직해지고 싶은데 너무 어려워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