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열심히 살아야 부모로써 인정받고, 아이들도 바르게 자랄거라는 신념아닌 신념을 갖고 있었다.
내게 부와명예를 안겨준 일들에 메달리다
결국 번아웃으로 쓰러지면서 모든걸 미련없이 다 버렸다...
처음엔 오히려 새로운 세상이 좋았다..
하고 싶었던 중국철학공부도, 유럽 역사공부도 모두 재밋었다
눈을 뜨면 처음하는 요리수업도 하나하나 신기하고 맛을 느끼는 그자체가 행복했다.
또한 사랑하는 반려견을 위한 공부도 나를 얼마나 행복과 즐거움으로 가득차게 했는지...
그렇게 3년..의 시간이 흐른뒤
유기견과 독거노인을 위한 사회적기업의 창업이 좌절되면서 나는 빛을 잃었고,
치매로 인한 시모의 집요한 의심에
나 스스로 자괴감을 갖으면서 우울증이 시작됐다..
잠을 잘 수 없는 날은 호르몬제와 수면제를 동시에 복용했고,
아침인지 며칠이 지났는지 온몸은 깊게 바다속으로 가라앉고 있고,
아파트 아래를 보면서 죽음을 매일 되내이기도 했다.
어느날도 병원상담을 받으러 가는 차안에서
차가운 햇볕이 너무 좋았다.
날은 추운데 한강도 꽁꽁 얼었는데 반짝이던 얼음이 찬란하고 눈부셨다.
그렇게 알수없는 감동으로 펑펑 울던날
처음으로 벤치에서 10분간 앉아있었다
다음날은 좀더 길게...
그리고 다음날은 걷기도 하고......
그렇게 걷기 시작했다..
한여름 뙤약볕에도
한겨울 칼날같은 맹추위에도 걸었다... 그렇게 무작정 걸으면서 나는 서서히 치유가 되고 있었다
돌이켜보면 미련없다고는 했지만 오랜 직장생활에 대한 그리움과,
좋은사람으로 살아야한다는 스스로의 강박에
좌절감을 자괴감으로 느꼈던게 아닐까싶다.
지금도 누군가 우울하다 하면 이렇게 말한다.
햇볕을 쬐라!
힘들면 앉아서 햇볕을 쬐라!
그러다 힘이 나면 걸어라... 10분도 좋다
햇볕으로 샤워를 하다보면 그 기운에 피가 돌고, 사람을 따뜻하게해준다.
그러면 마음도 단단해짐을 느낄 수 있다.
길고 지루했던 시간이였지만 그러기에
지금의 아무일 없는 하루가, 일상이 소중하다
무언가를 이루지 못하면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어떠리 오늘 지금의 내가 가장 소중한데..
결국 마음의 병은 육체의 건강함으로 치유될 수 있다는걸 모두에게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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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7
찌니
상담교사
마치 깊은 바닷속에서 길을 잃었던 듯한 힘든 시간을 지나, 다시 찬란한 햇살 아래로 걸어 나오신 용기와 진심이 느껴집니다. 오랜 세월 직장인으로 살아오셨던 삶의 전부를 내려놓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셨지만, 뜻대로 되지 않은 좌절감과 시모의 병세가 불러온 자괴감이 다시 심연 속으로 이끌었음을 헤아립니다.
하지만 그 암흑 속에서 발견한 차가운 햇볕의 따뜻함이 기적처럼 삶을 붙잡아주었군요. 햇볕 아래 단 10분이라도 앉아있고, 걷기를 시작하며 몸의 움직임으로 마음의 병을 스스로 치유하신 과정에 깊은 존경심을 느낍니다.
이제야 비로소 아무 일 없는 하루와 지금의 나 자신이 가장 소중하다는 깨달음을 얻으신 듯하여 가슴 뭉클합니다. 육체의 건강함이 곧 마음을 단단하게 만든다는 귀한 경험을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햇볕 샤워의 치유력이 지금 힘든 분들에게도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채택된 답변
익명4
작성자
제 상황을 적다보니 그때가 불현듯 생각나네요.. 다른 분들에게 도움되면 좋겠네요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이야기를 읽다 보니 정말 오랜 시간 깊은 고통 속에서 홀로 싸우셨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아파요. 😢 26년간 이어온 직장생활이 삶의 전부였다가 번아웃으로 모든 것을 내려놓으면서 큰 혼란과 상실감을 느끼셨을 것 같아요. 새로운 배움과 반려견 돌봄을 통해 잠시 행복을 느끼셨지만, 사회적 기업 창업 좌절과 시어머니의 상황이 겹치면서 우울감이 깊어진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아마도 그 과정에서 '내가 무엇을 해야 가치 있는 사람인가'라는 스스로에 대한 강박적인 기준이 자괴감으로 이어졌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놀랍게도, 그 깊은 절망의 순간에도 차가운 햇볕 속 얼어붙은 한강을 보며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고 스스로를 치유해 나가셨어요. 벤치에 앉고 걷는 작은 행동들이 결국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고, 몸의 건강함이 정신을 치유한다는 귀한 지혜를 얻으신 거죠. 지금의 아무일 없는 하루가 가장 소중하다는 말씀처럼,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진정한 회복을 이끈 것 같아요. 힘든 시간을 거쳐 얻으신 이 깨달음은 분명 많은 분들께 큰 울림과 위로가 될 거예요. 정말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들어요. 👍
익명4
작성자
돌이켜보면 의미있는 시간이였어요.. 고통은 새로운 삶의 방향을 열어주기도 하더라구요
잠만보는귀여워
상담교사
정말... 그 겨울날, 차 안에서 느낀 햇살의 따뜻함이 단순히 날씨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 같아요. 얼어붙은 한강 위로 빛나던 그 찬란함이, 어쩌면 마음속에 오래 잠들어 있던 '살고 싶은 마음'을 조용히 흔들어 깨운 건 아닐까요?
10분간 벤치에 앉는 일, 걷는 일, 그것도 매일...
누군가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그게 제일 어려운 일이에요.
정신이 지쳐 있을 때 몸을 움직인다는 건, 말처럼 쉽지 않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여름에도, 한겨울에도 꾸준히 걸었다는 건 —
당신 안에 ‘스스로를 돌보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강하게 살아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거예요.
그리고요,
그 미련 없다고 말했지만 남아 있던 그리움들,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강박 속에서 스스로를 괴롭혔던 감정들...
그걸 이렇게 말로 풀어낼 수 있다는 것도
이미 당신이 꽤 멀리 왔다는 증거예요.
햇살 아래 잠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기운이 도는 걸 느낄 수 있다는 말,
정말 공감돼요.
몸이 움직이면 마음도 따라 움직이거든요.
그건 우리가 상담실에서 자주 보는 변화예요.
작은 움직임이, 마음의 회복으로 이어지는 과정. 그리고 무엇보다 감동적이었던 건 이 말이에요.
“무언가를 이루지 않아도, 하지 않아도 오늘의 내가 소중하다.”
이건 정말 깊은 회복의 징후예요.
그 자리까지 오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했을까요?
그러니 지금의 당신이 참 자랑스럽고,
그 이야기를 이렇게 나눠주셔서 감사해요.
혹시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다른 누군가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면,
당신의 말처럼 말해주고 싶어요.
‘햇볕을 쬐세요.
힘들면 잠깐 앉아 있기만 해도 괜찮아요.
조금씩, 천천히, 당신의 속도로 괜찮아질 거예요.’
익명4
작성자
모든 것은 생각보다 단순해야 해결된다는걸 배우게 됐네요..
작은 실천이 나를 바꾸게 되더라구요
익명2
좋은 말씀이네요.
건강한 육체는 건강한 마음으로 이어지죠.
익명4
작성자
몸을 움직이다 보니 마음의 상처는 자연스럽게 치유가 되더라구요
익명3
걷는 거 햇살 쬐는 거, 이거 나랑 같네. 아주 좋아요. 우선 몸을 끌어다가 앞으로 앞으로, 그리고 지 좀 보라고 저 위에서 반짝반짝 하는 해, 그저 고맙고 좋지요. 지나가는 바람도 뭐라해요. 너 나도 좀 느껴 봐 하며. 좋아요. 사람보다 아주 좋아요.
익명4
작성자
ㅎㅎ 네 감사합니다..
익명5
진짜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햇빛을 많이 보는게 정말 중요한거같아요
익명4
작성자
여러가지 의미를 내포해주더라구요.. 움직임과 나를 그대로 보여주는게 중요했네요
익명6
스스로의 강박을 버려야 한다는 말, 그리고 치유를 위해서 햇볕을 보고 걸으라는 말, 모두 공감이 많이 가는 말이네요. 우울증 극복에 중요한 부분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