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사 추천해주실수 있나요?

📢익명도 가능해요. 자세하게 고민을 털어 놓을수록 더 개운해지실 거예요.

 

현재 20대 후반입니다

평생 가족들의 학대속에서 살았는데  그것뿐 아니라 

가족들 뒷바라지만 하고 살았더니

저라는 사람과 저의 인생은 없다시피 하고 살았어요

주말이나 쉬는날에는 집안일밖에 한개 업구요

그래서 당연히 자존감이 너무 낮고 우울증도 평생 가지고 살았죠

가족들은 그걸 당연하다고 여겼고(제가 집안일이나 가족들 뒷바라지를 하는 것, 그뿐 아니라 가족들이 화나거나 기분 나쁘면 그 감정을 받아주는 역할도 늘 저였습니다)

가족들은 저한테 100을 바랬는데 제가 70밖에 못한다고 늘 불만이였구요

집에서 가족들한테 폭언을 듣고 화풀이를 받고 집안 때려부수는 상황에 심장이 미친듯이 뛰고 옥상에서 뛰어내리고 싶다가도 1시간 뒤에 사람들을 만나야 하거나 어딜 가야하면 감정을 꾹꾹 억눌러두고 그 자리에 가서는 밝게 웃으며 안녕하세요~ 하는게 가능했고 늘 그렇게 살았습니다. 그게 반복되다 보니 이젠 진짜 내 감정이 뭔지 진짜 나는 어떤사람인지도 잘 모르게 되어버린것 같아요

그래도 나름 열심히 살았고 저의 상황을 아는 친구들은 제가 진짜 인간승리를 했다고 생각하며 저를 되게 높게 평가해주더라구요

다행스러운 일이죠

그러다 최근에 가족들한테 쫓겨나다시피 해서 집에서 떨어져 나왔습니다

갈등의 시작은 제가 하던 70도 못하겠다고 난 내인생을 살겠다고 선언한 거였어요

이게 너무 당연해지고 익숙해지다보니 이런거(집안일등)은 너의 일인데, 너가 감히? 이런느낌이였죠

 

그동안 가족들한테 헌신한 시간, 나라는 인간이 아닌 가족들을 위해 살아온 시간들

내가 하고싶은걸 하는것보다 타인에게 헌신하는것이 더 행복한 삶이라고 믿고 살아왔는데

난 도대체 무슨 인생을 살아온거지? 하는 엄청난 후회와 회의감이 밀려옵니다 

이제 30인데 그동안 저를 위해서 한것들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

제가 꿈꾸던 것(진로)도 있었는데 가족들에게 묶여 사느라 제 꿈을 이룰수 있을지도 불투명해져서 모든게 무너진 느낌입니다 

 

지금은 상태가 너무 안좋다 보니

모든 의욕을 잃었습니다

원래는 되게 열심히 살고 늘 의욕이 있는 사람이였거든요

현재가 아무리 지옥같아도 미래는 모르는거다

내가 죽기살기로 살면 못할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무엇보다 지금 제일 힘든건 원래 좋아하고 즐기고 심지어 사랑했던것들을 전혀 즐기고 좋아하지 못하게 되었다는점..

원래는 뭔가에 빠지면 푹 빠지고 몰입해서 미친듯이 좋아하는 성향이거든요, 그게 만화던 책이던 사람이던 취미던요,,

그런데 지금은 심지어 누가 저한테 1억 주고 하고싶은거 하라그래도 하고싶은게 없어요
여행도 싫어 쇼핑도 싫어 그 무엇을 해도 아무 감흥이 없고

맛있는걸 먹어도 맛있는지 잘 모르겠고 먹고싶은것도 없습니다

현실이 너무 괴롭고 하루가 한달같고 한달이 일년같아서 뭐든지 좋으니 뭔가에 빠져들어서 이 시기를 버티고 싶은데
난 대체 무엇에 몰입해서 살아야 하는건지.. 그냥 괴로운 시간을 온전히 꾸역꾸역 견디며 사는수밖에 없나

도대체 어떻게 해야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이런게 너무 괴로워서 종교시설에 다니며 기도도 드리고(사이비 아닙니다. 종교활동하면서 사람만난적 한번도 없고 사람없을때 혼자 가서 기도하고 오는 정도입니다)

러닝이 좋대서 뛰는것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계속 무기력하고 의욕이 없어요

할수있는걸 다 하는데도 나아지는 느낌이 없으니 더 절망적입니다

영원히 이러면 어쩌지? 하고요

 

이렇게 된 지는 한 4개월정도 된 것 같구요

정신과 다니면서 약 꾸준히 먹은지는 2달 반 정도 된 것 같습니다

 

친구들은 너의 우울증의 가장 큰 원인은 가족이였고 이제야 가족에게서 벗어났으니 이제는 심리상담같은걸 같이 받는것도 좋을것 같다 하더라구요

저같은 증상? 상황? 의 경우 추천해주실만한 선생님이 있으실까요?

작은 조언이라도 해주시면 감사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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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 프로필 이미지
    찌니
    상담교사
    말씀해주신 글을 읽으면서 겪으셨을 고통과 지금 느끼시는 엄청난 후회와 회의감, 그리고 무기력함에 깊이 공감합니다. 수십 년간 헌신과 학대 속에서 자신을 지워가며 살아오셨는데, 이제야 자신의 삶을 찾겠다고 선언하고 벗어나신 용기에 먼저 진심으로 인간 승리라는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친구분들의 평가처럼 정말 대단한 일을 해내신 거예요.
    ​지금의 '무기력'과 '감정의 공허함'에 대하여
    ​현재 겪고 계시는 증상들은 그동안 꾹꾹 억눌러왔던 모든 감정과 에너지가 가족과의 분리를 계기로 한꺼번에 터져 나오면서 나타나는 극심한 탈진 상태로 보입니다.
    ​수년간 타인의 감정을 처리하고 기대를 맞추는 데 모든 에너지를 소진했고, 정작 나의 감정은 숨기고 억압하며 살아왔습니다. 즐겁거나 행복한 감정은 '나를 위한 사치'였을 수 있습니다. 이제 안전해졌음에도 뇌가 '자유롭게 감정을 느껴도 된다'는 신호를 보내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원래 좋아했던 것들을 지금 즐기지 못하는 것은 뇌와 마음이 휴식과 회복이 필요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정상적인 회복 과정의 일부일 수 있습니다.
    ​늘 가족의 역할(뒷바라지, 감정 쓰레기통)로 존재했기에, 그 역할을 내려놓자 '나'라는 정체성의 기반이 흔들리는 것은 자연스럽습니다. 무엇을 좋아했고, 어떤 꿈을 꾸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을 만큼 오랜 시간 억압되어 있었습니다.
    ​지금은 무언가에 다시 열정적으로 빠져들어야 이 시기를 버틸 수 있다는 압박감을 내려놓으셔야 할 때입니다. 무엇에 몰입할지보다 나에게 휴식과 안전을 어떻게 줄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우선입니다.
    ​현재 정신과 치료와 약물 복용을 2달 반 정도 지속하고 계신 것은 정말 잘하고 계십니다. 다만, 친구분들 말씀처럼 상담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현재 상황에 가장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주요 원인이 가족 내의 학대와 정서적 유기,그리고 이로 인한 역기능적인 역할 부여에 있다면, 다음과 같은 전문 분야의 상담 선생님을 추천드립니다.
    과거의 학대 경험이 심장에 미친 듯한 두근거림이나 뛰어내리고 싶었던 충동 등 트라우마 반응을 유발했을 수 있습니다. EMDR 또는 신체 중심 치료 같은 트라우마 전문 기법을 사용하는 상담사를 찾아보시면 좋습니다.
    ​역기능적인 가족 구조 속에서 성장하며 형성된 낮은 자존감, 과도한 책임감, 자기 상실감을 다루는 데 특화된 상담사입니다. 나의 경계를 설정하고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트라우마 전문", "성인 아이 심리", "ADHD/COD" 등을 참고하여 알아보시면 좋습니다.
    ​러닝, 기도 등 노력하고 계신 모습이 대단하지만, 지금의 무기력함은 게으름이 아니라 마음과 몸의 방전입니다. '무엇을 해야 한다'는 압박 대신, '오늘은 숨쉬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주세요.
    지금 당장 즐거운 걸 찾기 어렵다면, 하루에 한 번이라도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 (좋은/나쁜/무감각)을 짧게 기록해보세요. '나의 감정'과 다시 연결하는 아주 작은 연습이 될 수 있습니다.
    ​4개월은 수십 년의 상처를 치유하기에 매우 짧은 시간입니다. 이 시기를 버티는 시간이 아니라, 나를 위한 재활 치료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꾸준히 치료받으며 스스로에게 너그러워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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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정말 오랜 시간 동안 마음속 깊은 곳에 큰 상처를 안고 살아오셨다는 이야기에 너무나 마음이 아파요. 20대 후반의 나이에 평생을 가족들의 학대와 뒷바라지 속에서 '저라는 사람과 저의 인생은 없다시피 했다'는 말씀이 얼마나 큰 고통이었을지 짐작조차 하기 어렵네요.
    지금의 감정들은 오랜 기간 쌓여왔던 아픔이 표출되는 자연스러운 반응일 수 있을 거예요. 원래 열정적이고 의욕 넘치셨던 분이기에, 현재 아무것도 즐길 수 없고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가 더 힘들게 느껴지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종교 활동이나 러닝처럼 나름대로 노력하고 계신 모습에서 다시 삶의 의욕을 찾고 싶어 하는 간절함이 느껴져서 마음이 더 아려요.
    
    지금은 혼자서 이 모든 것을 감당하기보다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미 정신과 치료를 시작하신 것은 정말 잘하셨고요. 친구분들의 말씀처럼 심리 상담을 병행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거예요. 특히 '가족 관계에서의 트라우마', '자존감 회복', '자기 정체성 확립' 등에 전문성을 가진 상담 선생님을 찾아보시는 것을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약물 치료를 통해 증상을 조절하고, 심리 상담을 통해 과거의 상처를 들여다보고 현재의 감정을 이해하며, 앞으로 자신만의 건강한 삶을 만들어갈 수 있는 길을 탐색해 나가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을 거예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선생님과 편안하고 신뢰감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니, 여러 곳을 탐색해 보시면서 본인과 잘 맞는 분을 찾아보시는 것을 권해 드려요.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으로 다양한 상담센터들이 있으니 검색해보시면 도움이 될 거예요.
    지금 느끼시는 무기력함과 상실감은 결코 영원하지 않을 거예요. 자신을 돌보기 시작한 이 용기 있는 발걸음들이 언젠가는 분명 빛을 발할 거라고 믿어요. 스스로를 다그치지 마시고, 아픔을 마주하며 회복해 나가는 그 모든 과정에 따뜻한 지지와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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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정말 마음 아픈 경험들 속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찾아가려는 용기에 박수를 보내요. 가족과의 힘든 경험으로 인해 깊어진 트라우마, 낮아진 자존감, 그리고 '나는 누구인가' 하는 자기 정체성 혼란은 시간이 필요한 치유의 과정이 될 거예요.
      이러한 문제들을 다루는 상담센터를 찾으실 때, 가장 중요하게 보셔야 할 점이 몇 가지 있어요. 먼저, 상담사 선생님의 전문 분야를 확인하는 거예요. '가족 상담'이나 '외상(트라우마) 치유', '자존감 회복', '관계 역동' 등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곳을 찾아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보통 상담센터 홈페이지에 상담사 선생님들의 프로필과 전문 분야가 자세히 나와 있어요 .
      
      다음으로는 공신력 있는 자격증을 갖춘 상담사인지 확인해 보는 것이 중요해요 . 
      한국상담학회, 한국상담심리학회, 한국임상심리학회, 보건복지부 등에서 발급하는 자격증을 가진 전문가분들은 오랜 교육과 임상 경험을 통해 전문성을 갖추고 계실 거예요 .
      예를 들어, '마인드카페'나 '해피드림 심리상담센터' 같은 곳에서 성인 상담을 통해 내적 갈등이나 자아탐색, 관계 문제 등을 다루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어요   . 이런 곳들을 살펴보시면서 상담사 선생님들의 전문 분야를 꼼꼼히 확인하고, 직접 방문하셔서 초기 상담을 통해 본인과 잘 맞는지 느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상담사와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치유에 아주 중요하거든요.
      
      지금 힘든 시간을 겪고 계시지만, 용기를 내어 도움의 손길을 찾고 계시다는 자체가 회복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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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1
    작은 일에도 마음이 흔들릴 때, 그만큼 예민하게 세상을 느끼고 있다는 뜻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