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쁜 일에도 반응이 없는 나, 정상일까요?

최근에 좋은 일들이 있었어요. 승진도 하고, 오랜만에 친구도 만났는데…
예전 같으면 기뻐서 떠들썩했을 텐데, 요즘은 그냥 무덤덤하게 넘겨요.
사람들이 ‘요즘 잘 나가네~’ 해도, 속으론 아무 감정이 안 생겨요.

웃고는 있지만, 그게 진짜 내 감정이 아닌 것 같고요.
감정이 사라진 느낌… 그냥 하루하루 기능만 유지하는 느낌이에요.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병원 가봐야 할까요?
‘무감정’도 우울증일 수 있다는 말이 자꾸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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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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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니
    상담교사
    기쁜 일이 있어도 아무런 감흥이 없고, 그저 하루하루를 기계적으로 살아가는 듯한 느낌이 드신다니 많이 힘드실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무감정' 상태는 실제로 우울증의 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입니다. 흔히 우울증이라고 하면 슬픔, 의욕 저하 등을 떠올리지만, 감정 자체가 메마르고 공허해지는 것도 주요 증상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상태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2주 이상 지속될 때, 무감정으로 인해 학업, 직업, 대인관계 등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때, 무감정 외에도 수면 문제(불면 또는 과수면), 식욕 변화(증가 또는 감소), 만성 피로, 집중력 저하, 자기 비하, 자살 사고 등이 동반될 때, 이전에 우울증을 앓았던 경험이 있다면 재발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감정이 메마르고 기능만 유지하는 듯한 느낌은 정신적으로 상당한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삶의 질이 저하되고 더 깊은 문제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 느끼시는 무감정 상태가 위와 같은 경우에 해당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현재 상태에 대해 심층적으로 상담하고, 필요에 따라 약물치료, 인지행동치료 등 적절한 치료법을 제시해 드릴 것입니다. 병원 방문이 부담스럽게 느껴지신다면,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에서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좋은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 겪고 계신 감정은 혼자 감당하기에는 버거울 수 있습니다. 용기를 내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시는 것이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시 활기찬 일상을 되찾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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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글을 읽으며 마음이 조용히 내려앉는 느낌이 들었어요.
    기쁜 일이 생겼는데도 감정이 따라오지 않는다는 건, 그만큼 마음이 많이 지쳐 있다는 신호일지도 몰라요.
    사람들은 “축하해~ 좋겠다~”라고 말하지만, 정작 내 안에서는 아무런 떨림도 벅참도 없을 때…
    그런 스스로가 낯설고, 무뎌진 내 마음이 괜히 걱정되기도 하셨을 것 같아요.
    
    하지만 이런 감정은 결코 이상한 게 아니에요.
    삶이 오래될수록, 우리는 점점 ‘기뻐해야 할 순간’에 반사적으로 반응하지 않게 되기도 하니까요.
    
    제 이야기를 살짝 보태자면, 예전엔 남편이 월급만 줘도 기뻤고,
    아이들이 손편지 한 장만 써줘도 마음이 찡하고 눈물이 핑 돌았어요.
    그 편지를 자랑하며 친구들 앞에서 웃던 기억도 생생한데,
    요즘은 곧 생일이 다가오는데도 그냥 “생일 하지 말자”고 할 정도로 무덤덤해졌네요.
    큰 돈을 받아도 '어디에 써야 하지?' 하며 툭 내려놓고 마는 제 모습이,
    당신의 이야기 속에 그대로 비춰지는 것 같아 마음이 먹먹했어요.
    
    그건 감정이 사라진 게 아니라, 오랜 시간을 살아낸 사람만이 지닌 내공일지도 몰라요.
    기쁨이 줄어든 게 아니라, 감정을 ‘조금 더 깊은 곳’에 조용히 묻어두고 살아가는 시기인 것 같아요.
    그리고 그런 시기를 살아가는 우리 곁엔, 출가한 아이들 대신 반려견의 따뜻한 체온이 허전한 마음을 감싸주고,
    한때는 온 마음을 다해 몰입했던 열정보다, 지금은 하루하루 흘러가는 평범한 일상이 더 귀하게 느껴지기도 해요.
    
    그래서 요즘처럼 무덤덤한 감정 앞에 서 있을 땐, 억지로 ‘기뻐지려’ 애쓰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그저 지금 내 안에 감정이 잠시 쉬고 있다는 걸 받아들이고,
    오늘 하루 잘 견뎌낸 나를 조용히 다독여주는 시간이 필요해요.
    
    모두가 그렇게 조금씩 느려지고, 무뎌지고, 달라지는 거예요.
    지금의 당신도 잘 살아가고 있는 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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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방고양이
    상담교사
    안녕하세요. 지금 느끼시는 감정의 무감각과 일상에 대한 무기력함은 정말 힘든 경험이실 것 같아요. 특히, 기쁨이나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가 계속된다면, 이는 우울증이나 감정적 소진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정신건강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현재 상태를 정확히 평가받고, 적절한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병원 방문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며, 자신의 건강을 위해 적극적으로 조치를 취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입니다.
    
    혹시 주변에 신뢰할 수 있는 가족이나 친구가 있다면, 그들에게 현재의 감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언제든지 혼자서 고민하지 마시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을 고려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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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1
    뭔가에 지쳐계시는게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물론 말씀하신대로 어떤 병으로 인한 반응일 수도 있지만요. 모든 걸 무감각하게 만드는 큰 일을 당하셨거나 세상에 지쳐서 그다지 공감이 일어나지 않는 것일 수도 있을 듯 해요. 상담을 해 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