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당신의 글에서는 지금 이 시기의 고민과 감정이 복합적으로 드러나 있었어요. ‘쉬는 게 맞을까?’,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사람들에게 내 상황을 숨겨야 할 만큼 부끄러운 건가?’라는 혼란과 동시에, 이미 긴 시간 성실히 살아오셨던 자부심과 책임감이 함께 엿보였어요. 10년 넘게 일했던 경험이 있고, 특히 생산직이라는 자신에게 맞는 분야에서 묵묵히 일해왔지만, 지금은 쉬는 시간이 오히려 불편하게 느껴지고, 주변 시선이나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마음이 조급해지는 상황 같아요. 심리적으로 보면, ‘쉼’은 단순히 몸을 쉬는 것만이 아니라, 마음의 회복이 필요하다는 신호이기도 해요. 하지만 우리 사회는 ‘일하지 않으면 무가치하다’는 강박을 너무 쉽게 내면화하게 만들죠. 그래서 쉬는 시간조차 죄책감과 자기비난으로 채워지게 되는 거예요. 특히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일수록, 지금처럼 자신에게 잠시 주어진 여유를 오히려 더 힘들게 받아들이기도 해요. “일할 나이에 쉬고 있는 내가 게으른 건 아닐까?”, “남들처럼 바쁘게 살아야 맞는 걸까?” 같은 질문들이 마음속을 자꾸 흔드는 거죠. 하지만 기억하셨으면 해요. 삶의 속도는 모두 다르고, 잠시 멈추는 것도 충분히 필요한 과정이라는 걸요. 이 세상에 ‘당연한 일’이란 건 없고, 누구나 각자의 방식과 속도로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가는 거예요. 당신은 지금까지 꾸준히 걸어오셨고, 이제는 잠시 숨을 고를 시간이 온 거예요. 그게 결코 멈춘 것이 아니라, 더 단단히 나아가기 위한 준비 과정일 수 있어요. 그리고 그동안 해온 일들은 10년이 넘는 생산직 경험, 자신이 무엇에 적성이 맞는지 알아내는 능력은 그것들은 절대 가벼운 자산이 아니에요. 지금은 양질의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시기이고, 조건을 낮추려 해도 여건이 쉽게 맞지 않는 현실은 분명히 존재해요.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이 시기를 ‘무의미한 쉼’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조금 더 나은 방향을 찾아가기 위한 전환점으로 바라보면 좋겠어요. 쉬는 시간을 통해 몸과 마음을 회복하면서, 앞으로 어떤 환경에서 일하고 싶은지, 어떤 삶이 나에게 맞는지 천천히 정리해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어요. 남들과 비교하지 마세요. 누가 뭐라 하든, 지금의 쉼은 당신에게 꼭 필요했기 때문에 주어진 거예요. 그리고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부담보다는, “지금 나는 이만큼 충분히 살아냈다”는 위로가 먼저 필요해요. 삶은 늘 정답이 없는 여정이고, 그 속에서 당신은 당신의 방식으로 이미 충분히 잘해오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