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당신의 이야기를 천천히 읽으며 마음이 저릿했어요. 오랜 시간 외롭고 괴로운 감정을 꾹꾹 눌러온 흔적이 글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고, 지금 이 순간에도 마음 한켠이 텅 빈 듯 시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부디 이 짧은 글이 그 무게를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적어봅니다. ‘잉여인간’이라는 표현 뒤엔 사실 인정받고 싶고, 의미 있고,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존재이고 싶다는 깊은 마음이 느껴졌어요. 포기하지 않으려는 마음과 반복되는 실패 사이에서 오는 고통은 누구에게나 너무나 벅찬 일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여러 일을 해내며 끝까지 버텨왔어요. 성실히 살아온 당신의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하지만 세상은 그 노력을 쉽게 알아주지 않고, 자꾸만 고용은 불안하고, 꿈은 멀게만 느껴질 수 있죠. 그런 현실 속에서 ‘세상이 썩은 것 같다’는 말은 단순한 불만이 아니라, 상처받은 마음의 절규처럼 들려요. 부모님과의 갈등도, 결국엔 너무 힘든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가까운 사람에게 터져버린 감정이 아닐까 싶어요. "엄마, 나 너무 힘들어"라는 말이 진심이었을지도요. 당신이 ‘정신병 걸린 것 같다’고 표현하셨지만, 저는 그 감정이 오히려 너무 인간적이고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존재에 대한 의문, 삶의 가치에 대한 혼란, 반복된 상처와 자책… 누구든 그 속에서 지치고 무너질 수 있어요. 하지만 이 감정이 당신의 전부는 아니에요. 그건 상처에 대한 반응이지, 당신이 잘못됐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에요. 이제는 혼자서 그 무게를 다 감당하지 않으셔도 돼요. 그래서 몇 가지를 제안드리고 싶어요: 1. 심리 상담을 진지하게 고려해보세요. 상담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마음의 실타래를 함께 풀어가는 시간이 될 수 있어요. 공공 지원이나 무료 상담도 점점 많아지고 있으니 부담 없이 찾아보셔도 좋아요. 2. 작은 루틴부터 시작해보세요. 하루에 한 번 햇볕 쬐기, 따뜻한 물 마시기 같은 아주 사소한 일이라도 괜찮아요. 작은 질서가 생기면 마음도 조금씩 안정될 수 있어요. 3. 삶의 의미는 사회가 정한 기준만이 아니에요. 취업, 결혼, 내 집 마련… 그것이 전부가 아니에요. 당신만의 의미 있는 일기쓰기, 봉사, 손으로 무언가 만드는 취미활동, 그 속에서 새로운 방향을 찾을 수도 있어요. 당신은 정말 애써왔고, 잘 버텨왔어요. 지금의 감정도 너무나 자연스럽고, 괴로울 때는 누군가에게 기대는 것이 결코 약한 게 아니에요. 세상 어딘가엔 분명 당신을 기다리는 순간과 사람이 있어요. 오늘 하루, 자신을 향해 조용히 이렇게 말해보셨으면 해요. “나는 많이 애썼고, 지금도 잘 살아가고 있어요.” 당신의 이야기는 소중하고, 당신은 지금도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