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언제까지...

저는 지금 일하는곳으로 이직한지 7개월된 어린이집 연장반교사 입니다.

9월달에 선생님한분께 

"일머리없다, 일도 못한다, 진짜 양심없다, 여기 몇달 다니더니 거짓말만 늘고 머리굴리고 핑계대며 사람기만한다"

이런말을 들었어요.. 저희반 남자아이가 물을먹고싶어해서 물병꺼내서 저한테 신호를 주는데 제가 뭐 좀 하느라 케치를 못해서 결국 물병뚜껑열더니 입에 갖다대서 입술이랑 주변이 시퍼렇게 됐더라구요... 그래서 얘네선생님께 말했더니 물 마셨냐길래 마시지는 않았는데 입술보고 순간 당황해서 마셨다고말이 잘못나오긴했어요..ㅠ 그래서 일머리 없다고 말을 한 선생님과(저 선생이CCTV 관리담당..) 얘네 담임이 같이 CCTV보더니 CCTV관리 선생이 와서 저런말한거구요...  그리고 지난주에는 얘네 담임 선생님이 계단청소 쉽게하는 법을 말해주면서

"일머리가없으면 배워야지" 이런말도 들었어요...

물론 제가 애들이 다친적도 있고 그래서 그 후로 말이 조금 격해진것도있고 제가 애들을 그렇게 잘 보는 것도 아니라는걸 압니다... 좀 더 주의깊게 못본 제 잘못이니까요..

잘하고싶은데 맘처럼 잘 안따라주고 잘 안되니까 저도 자신한테 속상해요...

그렇다고 해서 저에게 저렇게 까지 말했어야 했을까요..? 저때 이후로 선생님들이 절 부를때마다 "내가 또 무슨 잘못했나.. 실수라도 했나.." 이런 생각 부터 들고 불안해요... 저는 앞으로 얼마나 더 저런말을 듣게될까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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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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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니
    상담교사
    정말 많이 속상하고 괴로우시겠어요. 힘든 상황 속에서도 '더 잘하고 싶은데' 하는 간절한 마음을 붙잡고 계신 선생님의 진심이 느껴져 더욱 안타깝습니다.
    ​선생님께서 아이들을 돌보는 데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 인정하더라도, 동료 교사들이 사용한 "일머리 없다", "양심 없다", "사람 기만한다" 같은 표현은 절대로 용납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업무상의 실수를 넘어서 인격을 깎아내리고 모욕하는 행위입니다.
    ​저런 말을 듣고 나면 당연히 '내가 또 뭘 잘못했나' 하는 생각에 불안하고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느끼시는 불안함은 부당한 대우에 대한 정상적인 반응입니다. 선생님이 약하거나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기에 스스로에게도 속상하시겠지만, 지금은 자신을 너무 몰아세우지 마세요. 부당한 비난과 선생님의 업무 능력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충분히 노력하고 계십니다. 앞으로는 그런 부당한 말들이 '나의 부족함' 때문이 아니라 '상대방의 부적절한 태도' 때문임을 잊지 마세요. 스스로를 다독여주세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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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선생님, 글을 읽으며 마음이 얼마나 아프고 위축되셨을지 깊이 느껴졌어요.일을 잘해보려고 애쓰고 있는데, 동료 선생님들로부터 “일머리 없다”, “양심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때의 충격과 상처는 정말 컸을 것 같아요.특히나 아직 적응 중인 7개월 차 교사로서, 아이들을 돌보는 일에 신중함이 필요한 건 알지만, 그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더라도 그런 인격적인 말로 상처받을 필요는 없어요.선생님은 지금 누군가의 말보다 자신에게 더 실망하고, 그로 인해 자신감이 무너진 상태인 듯해요.“나는 왜 이렇게 못할까”보다 “내가 지금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가”를 먼저 봐주셨으면 해요.
    
    저는 약 40년 동안 어린이집을 운영도 하고 교사로도 근무해온 사람이라, 어린이집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께서 지금 얼마나 마음이 다치고 힘드신지 충분히 이해가 되어요.아직 경력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같은 동료 교사들에게 그런 심한 말을 들었다면, 얼마나 마음이 상하고 위축되셨을지 짐작이 됩니다.
    저 역시 어린이집을 운영하기 전에는 초보교사로 일하면서 당황스러운 일도 많았고, 동료들 사이에서 제 흉이 오르내리던 시절도 있었어요. 어린이집이라는 곳은 대부분 여성 교사들이 함께 근무하는 공간이다 보니, 작은 일 하나에도 말이 많고, 때로는 사실이 아닌 이야기들도 생겨나곤 하지요. 그런 환경 속에서 묵묵히 아이들을 돌보며 일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큰일을 해내고 있는 거예요.
    특히 연장반 근무는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자리예요.아이들이 오전에 각자 담임교사에게 있다가 오후 4시 이후 연장반으로 오면, 이미 피곤하기도 하고 긴장이 풀려서 말을 잘 듣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상황에서 선생님은 여러 반의 아이들을 함께 돌보며 안전까지 책임져야 하니, 잠시라도 눈을 돌리면 작은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는 정말 까다로운 환경이에요.
    저도 정년 퇴직 후 잠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보조교사로 근무한 적이 있었어요. 지인 부탁으로 교사 수급이 안정될 때까지만 도와드리려 했는데, 그야말로 하루 종일 이 반 저 반을 오가며 교사들을 도와야 했지요. 어떤 날은 교사가 휴가를 가면 대신 그 반을 맡기도 했고요. 그렇게 6개월을 버텨보다 결국 너무 힘이 들어 그만두었어요.그때 깨달았어요. ‘정말 현장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교사들, 특히 연장반이나 보조교사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가장 힘든 일을 하고 있구나’ 하고요.
    그래서 저는 믿어요.지금 선생님을 흉보거나 비난하는 교사들도, 언젠가 연장반 근무를 직접 해보면 선생님이 얼마나 어려운 환경 속에서 애쓰고 있는지 진심으로 알게 될 거라고요.
    이번 일의 핵심은 ‘실수가 있었던 일’이 아니라 ‘그 일을 대하는 주변의 태도’에서 상처를 받으신 것이에요.선생님은 실수를 인정하고 더 잘해보려는 마음이 분명히 있으신데, 그런 마음이 존중받지 못하고 비난으로 돌아왔기 때문이지요.하지만 이 상황에서도 스스로의 책임을 돌아보고 반성할 줄 아는 태도는, 앞으로 교사로 성장하는 데 큰 밑거름이 될 거예요.
    
    이제는 마음을 조금 추스르며 이렇게 해보셨으면 해요.
    1. 자신의 노력을 믿어주세요.처음부터 완벽한 교사는 없어요. 중요한 건 실수에서 배우고 성장하려는 마음이에요. “내가 부족했구나”에서 멈추지 말고, “그럼 다음엔 어떻게 하면 나아질까?”로 시선을 옮겨보세요.
    2. 상처 주는 말은 마음에 오래 두지 마세요.어떤 사람의 말은 그 사람의 감정 상태나 태도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아요. 그 말이 선생님의 가치나 능력을 판단하는 기준은 아니에요. “그건 그 사람의 방식일 뿐, 나는 다르게 갈 수 있어”라고 마음속에서 선을 그어주세요.
    3. 작은 성취를 스스로 확인하기하루를 마칠 때 “오늘은 아이들 중 누가 내게 웃어줬지?”, “오늘은 다친 아이 없이 무사히 끝냈구나” 같은 작은 일에 초점을 두세요. 이런 기록이 쌓일수록 자신감이 조금씩 회복돼요.
    4. 동료와의 관계는 ‘거리를 두며 유지하기’불필요한 말로 상처받지 않으려면, 모든 사람에게 다 맞추려 하기보다 ‘업무 중심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필요해요. 친해지려 애쓰기보다 “아이들을 위해 함께 일하는 동료” 정도로 선을 두는 게 훨씬 마음이 편해져요.
    5. 스스로를 다정하게 대하기“내가 정말 열심히 버티고 있구나”라고 자신을 토닥여주세요. 누구보다 아이들을 진심으로 아끼고, 잘하고 싶어 하는 그 마음이 선생님을 이 자리에 있게 했어요. 그 마음이야말로 진짜 교사의 자질이에요.
    
    선생님, 어린이집이라는 공간은 참으로 감정노동이 큰 곳이에요.아이들과 하루 종일 부딪히고, 동료 교사들과의 관계까지 신경 써야 하니까요.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현장을 지키며 아이들의 하루를 책임지고 있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에요.선생님, 지금 이 시간에도 묵묵히 아이들을 돌보며 하루를 버텨내는 선생님의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아요.지금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는 거예요.그 따뜻한 마음이 결국 선생님을 단단하게 만들어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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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방고양이
    상담교사
    읽으면서 마음이 꽉 막히셨겠어요… 🥺
    단순한 실수 하나가 이렇게까지 커지고,
    그 뒤로 계속 “내가 또 뭘 잘못했나” 하는 불안이 따라붙으니
    출근하는 하루하루가 얼마나 긴장될지 느껴져요.
    
    아이들을 돌보는 일은 정말 사소한 순간에도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데,
    그걸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시면서도
    최선을 다하려는 마음이 느껴져서 더 마음이 아프네요.
    그날의 일은 “실수”였지 “의도”가 아니잖아요.
    그런데도 누군가가 인격적으로 상처 주는 말을 했다면,
    그건 분명한 ‘말의 과함’이에요.
    
    지금 단계에서는 스스로를 너무 몰아붙이지 않으셨으면 해요.
    이미 충분히 반성하고, 잘하려는 의지가 있으니까요 🌿
    현장에서 완벽한 교사는 없어요.
    특히 어린이집은 변수가 너무 많아서
    경력 많은 선생님들도 늘 배우며 일하거든요.
    
    💡 **조금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들을 드릴게요:**
    
    1. 혹시 가능하다면, 그 선생님과 단둘이 차분히 이야기할 기회를 가져보세요.
       “그때는 제가 미숙했지만, 요즘은 더 잘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저도 선생님께 배우고 싶어요.” 이런 식으로요.
       공격적인 태도 대신 ‘배우고 싶다’는 말이 방패가 됩니다.
    2. 하루 중 잘한 일 하나라도 꼭 기록해두세요 —
       아이가 웃었을 때, 혼자 정리 잘했을 때, 칭찬 한마디 들었을 때.
       그게 쌓이면 자존감이 조금씩 회복돼요 ✨
    3. 일이 끝나면 가능한 한 마음을 분리해보세요.
       퇴근 후엔 음악 듣기, 따뜻한 샤워, 산책 같은 걸로 ‘일 모드 종료’하기요.
    
    마음이 너무 힘들 땐 “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지금 환경이 나에게 너무 가혹해서 그렇다”는 걸 기억해주세요.
    당신은 이미 잘하고 있고, 더 나아질 사람입니다 🌼
    오늘 밤만큼은 잠시 머리를 내려놓고,
    “나는 충분히 노력하고 있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