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지금의 상황이 얼마나 답답하고 지치실지 느껴져요. 일이 힘든 건 견딜 수 있는데,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정말 다른 차원의 피로감이 있지요. 적성에 맞는 일을 하고 있고 성과도 나쁘지 않은데도, 사사건건 트집 잡는 선배, 말만 앞서고 실속 없는 상사, 뒤에서 말 돌리는 동료들로 인해 출근길 발걸음이 무거워진다면,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많이 닳았을 거예요. 예전에 제 조카도 비슷한 경험을 했어요. 공무원으로 발령받아 일하게 되었는데, 유독 그 조카만 힘들게 하는 상사가 있었어요. 제가 듣고는 “그런 사람 고발하지 왜 참았니?” 했더니, 조카는 “조직이라는 게 그렇게 못해요”라고 말하더라고요. 그 말이 괜히 마음에 오래 남았어요. 조직이란 아랫사람들을 잘 이끌어 행복한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데, 현실은 시기와 질투, 눈치와 피로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곳이 되어버린 것 같아요. 다행히 그 상사가 다른 곳으로 발령나면서 조카도 숨을 좀 돌릴 수 있었고, 지금은 육아휴직 중이라 한숨 돌리고 있어요. 당신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지금 고민하고 있다는 건 이미 오래 참고 견뎌왔다는 뜻이니까요. 중요한 건, 이 상황이 나의 자존감과 일상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솔직히 들여다보는 것이에요. 일이 좋아서 붙들고 있지만, 매일 사람들로 인해 에너지가 소진되고 있다면, 그 자체로 이미 너무 큰 손해를 보고 있는 거예요. 사람 때문에 일을 그만두는 게 약한 게 아니라, 사람 때문에 지쳐버린 마음을 돌보려는 용기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당장 결정을 내리긴 어렵더라도, 나를 지치게 하는 환경에서 어떻게 거리를 둘 수 있을지, 그리고 혹시 다른 선택지는 없는지 스스로에게 묻는 시간이 필요해요. 때로는 작은 변화 하나가 숨통을 트이게 하고, 내가 바뀌지 않아도 상황이 조금씩 변할 수도 있어요. 누구보다 성실하게, 묵묵히 일해온 당신이기에 스스로에게 너무 가혹해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일보다 더 힘든 사람 문제, 누구나 겪는 일이지만 그렇다고 익숙해져야 하는 건 아니에요. 이 글을 읽으며, 당신의 마음이 조금이나마 위로받았기를 바래요. 그리고 무엇보다, 당신이 어떤 선택을 하든 그건 ‘잘못’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지키는 길’이라는 걸 기억해주셨으면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