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일상에서 깜빡깜빡하는 일이 부쩍 늘었다. 분명 안경을 책상 위에 두었다고 생각했는데 찾다 보면 냉장고 위에 올라가 있고, 휴대폰은 손에 들고 있으면서도 한참을 찾아 헤매기도 한다. 회사에선 중요한 서류를 프린트해 놓고는 어디에 뒀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회의 직전까지 당황한 적도 있다. 이런 사소한 실수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되다 보니 스스로가 믿음직스럽지 않게 느껴지고, 주변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칠까 걱정이 된다. ADHD 증상이 일상 속에서 이렇게 드러나는구나 싶어 씁쓸할 때도 많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잊어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물건을 두는 자리를 정해두거나 메모를 습관화하면서 조금씩 개선해 가려 한다. 완벽하지 않아도, 작은 노력들이 쌓여 나를 지탱해 준다는 것을 믿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