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1
인정한다는건 대단한것같아요. 천천히 메모하다보면 괜찮아질거에요
회사에서 일을 할 때면 머릿속이 마치 여러 창이 동시에 열린 컴퓨터처럼 복잡해진다. 보고서를 작성하다가도 메일 알림이 뜨면 그쪽으로 손이 가고, 회의 준비를 하다가 또 다른 업무 지시가 들어오면 곧바로 옮겨간다. 처음엔 멀티태스킹을 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마무리되지 못한 일들이 책상 위와 마음속에 쌓여만 간다. ‘왜 이렇게 집중이 안 될까’ 하는 자책이 따라붙고, 점점 더 불안해진다. ADHD 증상이 이런 모습일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막상 업무 중에 겪으면 나 스스로 무능력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작은 메모나 일을 쪼개는 습관을 들이면 조금은 숨통이 트인다. 완벽하진 않아도 내 방식대로 조율해 가는 과정 속에서, 그 혼란조차도 나의 일부임을 인정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