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만 생기면 계획 없이 써버리는데… 성인 ADHD 증상일까?

요즘 들어 가장 크게 느끼는 어려움은 돈 관리다. 월급날만 되면 마음을 단단히 먹고 ‘이번 달은 꼭 아껴 써야지’ 다짐한다. 그런데 며칠 지나지 않아 통장 잔고가 빠르게 줄어든다. 꼭 필요한 지출이라면 괜찮은데, 문제는 대부분 충동적인 소비다. 순간적으로 눈에 들어온 물건을 보면서 “이건 지금 당장 사야겠다”라는 생각이 들면 멈출 수가 없다. 결국 카드로 결제를 하고, 며칠 지나면 후회하는 게 반복된다. 단순히 소비 습관이 안 좋은 걸까? 아니면 이게 성인 ADHD 증상일까 하는 고민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찾아보니까 성인 ADHD는 흔히 알려진 것처럼 집중력 문제만 있는 게 아니더라. 충동 조절에도 어려움이 있어서 불필요한 지출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냥 내가 돈을 못 관리해서 그렇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성인 ADHD 증상 중 하나가 충동적 소비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니 마음이 무거워졌다. 내가 겪고 있는 상황이랑 너무 닮아 있어서 소름이 돋을 정도다.

 

내가 느껴지는 성인 ADHD와 관련된 충동적 소비 패턴은 이런 것들이다.

1. 계획 없는 지출

원래는 큰 마트에 장만 보러 나간 건데, 필요 없는 옷이나 전자기기를 덜컥 사온 적이 많다. ‘이건 지금 사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한 충동이 들면 이성을 잃는 것 같다.

 

2. 즉흥적 결제

온라인 쇼핑이나 홈쇼핑을 보면, 할인 문구나 한정판이라는 말만 보거나 들어도 생각할 겨를도 없이 결제 버튼을 눌러버린다. 나중에 택배가 도착해서 박스를 열어보면 ‘내가 이걸 왜 샀지?’ 싶은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3. 소비 후 후회

물건을 산 직후엔 잠깐 기분이 좋아지고 만족감도 크다. 그런데 며칠만 지나면 ‘굳이 필요 없는 걸 또 샀구나’ 하는 아쉬움이 밀려온다. 이 패턴이 반복되니까 금전적인 문제를 떠나서 마음도 불안해진다.

 

예전에는 단순히 내가 관리가 부족해서 그렇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성인 ADHD 증상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충동적 소비라는 걸 알게 된 후에는 쉽게 넘길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더 무서운 건, 이런 충동성이 단순히 돈 문제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인간관계나 직장 생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순간적으로 내뱉는 말이나 행동도 충동성의 일부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이 단계는 아니라서 더 심해지기 전에 상담을 받아볼지 고민 중이고, 혼자 후회만 반복하기보다는 제대로 평가를 받아보고 싶다는 쪽으로 마음이 점점 기울고 있다. 

단순히 ‘내가 의지가 약해서 그렇다’고 자책하기보다는,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 훨씬 현명한 선택이라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