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딴 생각을 하고 샛길로 새는데, ADHD인가요?

ADHD 고민 챌린지가 올라왔길래... 마침 그동안 고민됐던 점이 있어요.

요즘은 ADHD에 관해서 정말 많은 정보가 올라오는데 그런 글들을 읽다보면 가끔 나도 혹시?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거든요.

 

ADHD가 주의력 산만, 집중력 저하라는 대표적인 특징이 있지만 그 외에도 조용한 ADHD라는 것도 있잖아요.

제가 약간 그거인가 싶어요ㅠ

 

자꾸 딴 생각을 하고 샛길로 새는데, ADHD인가요?

검색해보고 이거 완전 나인가.. 싶더라구요.

 

 

일단 멀티태스킹이 안 돼요.

빨래를 개다가 갑자기 싱크대에 컵이 눈에 들어오면 설거지를 시작하고, 그러다 휴대폰 알림이 떠서 메시지 확인하다가, 그 알림에서 링크를 타고 또 다른 걸 읽고 있는 식… 

정작 처음 하던 빨래는 그대로 멈춰 있어요.

그리고 이거는 매일 애브리데이로 벌어지는 일인데요.

컴퓨터 앞에 앉으면 탭이 다섯 개, 열 개씩 열려 있어요.

이거 하다가 갑자기 다른 게 생각이 나서 다른 탭을 열고, 그걸 보다가도 또 새로운 탭을 열고..

막상 하다보면 제대로 하나를 끝내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려요. 제대로 집중이 안 돼서 그런거죠ㅠㅠ

그래서 일을 시작할 때도 시작 버튼을 누르기가 너무 힘들고, 겨우 시작해도 금방 딴생각으로 새버려요.

머리를 잡아끄는 누가 있어서 자꾸 다른 데로 데려가는 느낌이랄까요...

 

그리고 딴생각/딴행동도 너무 잦아요. 

누가 말하는데도 중간에 다른 생각이 끼어들어서 머릿 속으로는 나만의 다른 이야기가 펼쳐질 때도 정말 많구요.

뭐 하다가도 갑자기 아, 저거 검색해야지 하고 갑자기 그 일을 할 때도 있고...

일명 의식의 흐름이라고 하죠? 그런게 정말 많아요.

 

감정도 롤러코스터 같아요. 

걱정이 많은 타입이라 일을 시작하기 전부터 망하면 어쩌지 이걸 어떻게 해야 하지 이런 생각이 먼저 올라오고 걱정하다가 에너지를 다 써버리는 기분이에요.

걱정이 많은 타입인데 걱정뿐만이 아니라 기쁨도 분노도 과해요.

사소한 것에도 들떴다가, 금방 우울해지고... 

누가 작은 칭찬을 해주면 하루종일 기분이 좋은데, 반대로 사소한 지적 한 마디면 마음이 확 가라앉아요.

그거 때문에 하루종일 신경 쓰는 것 같아요.

 

사람 관계도 그래요.

여럿이 있는 자리는 피곤하고 불편해서 혼자가 편한데, 막상 혼자 있으면 공허하고 외로운 거 있죠.

저도 제가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지만.. 

누군가 나를 필요로 해주면 좋겠고, 인정해주면 좋겠고… 

그러다 보니 인정 욕구가 좀 커요.

머리로는 남의 인정에 휘둘리지 말자 하면서도 마음은 잘 안 따라줘요.

 

거절도 잘 못 하는 성격이고

인간관계 라포를 형성하는 것도 어려워하는데..

그래서 혹시 내가 조용한 ADHD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렇다고 일상에 지장이 있는 건 아니지만 정서적인 상황 때문에 스스로가 괴로울 때가 있어요.

 

제가 궁금한게 이런 패턴(집중 어려움, 쉽게 딴 길로 새는 증상, 걱정 과다, 인정 욕구 과민, 사회적 피로+공허감)이 ADHD에서 흔한 모습일까요? 

아니면 불안/우울, 수면 부족, 스마트폰 사용 같은 다른 이유로도 충분히 나타나는 걸까요?

비슷한 경험 있으신 분들, 어떤 방법이 실제로 도움이 되었나요?

병원을 간다면 정신건강의학과로 가면 될까요? 처음 가는 사람을 위한 팁이나, 어떤 점을 메모해서 가져가면 좋은지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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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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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1
    저도 비슷한게..
    저도 멀티태스킹 진짜 안 되거든요
    그리고 우선순위 나누는게 너무 어려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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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글을 읽으며 얼마나 오랜 시간 혼자 마음속에서 씨름해오셨을지 느껴져서 마음이 짠해져요. 쓰신 내용을 정리해보면, 집중하려 해도 자꾸 딴 길로 새고 여러 일을 시작해도 마무리가 어렵다는 어려움, 감정이 롤러코스터처럼 요동치고 걱정이 많으며 사소한 말에도 크게 흔들리는 점, 또 혼자 있으면 공허하면서도 관계 속에서는 쉽게 지치고 거절이 어렵다는 점들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계세요. 이런 모습은 ADHD, 특히 조용한 형태의 특성과 닮은 부분이 있지만, 동시에 불안이나 우울, 수면 부족, 스마트폰 사용 습관 등 다른 요인에서도 충분히 나타날 수 있는 패턴이에요. 그래서 ‘나는 ADHD인가 아닌가’ 단정하기보다는, 지금 나를 힘들게 하는 패턴이 무엇인지 전문가와 함께 구체적으로 확인해보는 과정이 필요해 보여요.
    
    해결 방향으로는 우선 작은 생활 습관부터 시도해볼 수 있어요. 일을 시작할 때 ‘딱 5분만 해보자’처럼 진입 장벽을 낮추거나, 할 일을 한 장의 종이에 3가지만 적고 끝내면 체크하는 식으로 단순화하는 것도 좋아요. 감정이 쉽게 흔들릴 때는 ‘지금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짧게 메모하거나 호흡을 고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도움이 돼요. 하지만 무엇보다 혼자 감당하기 벅찰 때는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을 권하고 싶어요. 처음 진료를 받을 때는 본인이 반복적으로 겪는 패턴, 집중 어려움이 생기는 상황, 감정 기복, 수면 습관 등을 메모해 가시면 훨씬 정확한 도움을 받을 수 있어요. 글쓴님의 고민과 진심 어린 자기 점검이 이미 변화의 첫 걸음을 내딛으신 거라고 믿어요. 혼자가 아니라는 걸 꼭 기억하시고, 마음이 조금 더 가벼워지실 수 있길 응원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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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2
    조용한 ADHD라는 것도 있군요.
    저도 멀티태스킹 안되는 거 진짜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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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3
    조용한 특성과 닮은 부분이 있지만, 동시에 불안이나 우울, 수면 부족, 스마트폰 사용 습관 등..
    여러 요인에서도 충분히 나타난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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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3
    진료를 받을 때는 본인이 반복적으로 겪는 패턴, 집중 어려움이 생기죠
    상황, 감정 기복, 수면 습관 등을 메모해 가시면 좋을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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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니
    상담교사
    스스로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계시는군요. 말씀해주신 여러 감정과 경험들은 ADHD의 주요 특징들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 보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단순히 ADHD만의 증상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말씀하신 산만한 주의력, 감정 기복, 대인관계의 어려움, 과도한 걱정 등은 ADHD의 전형적인 증상일 수 있습니다. 특히 조용한 ADHD라고 불리는 유형에서 나타나는 내부적인 산만함과 끝없는 생각의 흐름은 많은 분들이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은 불안, 우울, 번아웃, 만성적인 수면 부족,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 등 다른 요인에 의해서도 충분히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불안감이 크면 과도한 걱정 때문에 집중력이 떨어지고, 수면 부족은 뇌 기능을 저하시켜 산만함을 유발합니다. 따라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장 정확한 진단과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는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스스로가 괴롭다고 느끼는 지점이 있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처음 방문하실 때 도움이 될 만한 팁을 몇 가지 알려드릴게요.
    언제부터 어떤 증상이 나타났는지, 증상이 특히 심해지는 상황은 어떤 때인지 구체적으로 기록해 가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멀티태스킹이 안 돼서 빨래를 개다 말고 설거지를 시작하는 일이 잦다 한 가지 일에 집중하기까지 너무 오래 걸린다 등 실제 사례를 메모해가세요.
    ADHD는 주로 어린 시절부터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학창 시절의 집중력, 친구 관계, 성적 등과 관련해 기억나는 점들을 미리 생각해두면 진단에 도움이 됩니다.
    증상으로 인해 일상생활(학업, 직장, 대인관계)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스스로가 어떤 점 때문에 힘든지 정리해 가는 것도 좋습니다.
    진단에 대해 너무 걱정하기보다는, 전문가와 함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보고 나에게 맞는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마음이 조금 편해질 거예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진료 시 편하게 질문해보세요.
    병원 진료와 함께 스스로 시도해볼 수 있는 몇 가지 방법도 있습니다.
    딴짓의 원인이 되는 요소들을 최대한 없애는 게 좋습니다. 책상 위에 휴대폰을 올려놓지 않거나, 일을 할 때는 알림을 꺼두는 것처럼요.
    큰 목표를 세우기보다, 15분 동안 빨래 개기,5분만 설거지하기 처럼 작은 단위로 쪼개서 시작하면 완수하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훈련을 통해 딴생각으로 새는 것을 줄일 수 있습니다. 명상 앱을 활용하거나, 걷기나 요리처럼 특정 행동에 온전히 집중하는 연습을 해보세요.
    혼자가 아닌 전문가와 함께 해결 방법을 찾아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당신의 고민이 해결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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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5
    저도 비슷해요. 
    이것 하다 보면.. 집중을 못하고 다른 생각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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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6
    자가진단은 위험해요
    자가 테스트은 그저 참고사항일 뿐이죠
    걱정되면 전문의를 찾아가 진료를 받아야죠
    이런게 답답해요
    검색해보고 혹시 나도.. 하며 미리 걱정하죠
    정확한게 좋은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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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7
    갈수록 집중력도 떨어지고 깜박깜박하는 횟수가 늘어나서 걱정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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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8
    읽어보니 저도 저런 적들이 많아 모두 공감이 가네요. 서로 공감하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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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9
    약간씩은 다 그런 증상이 있는데
    스스로 생각해서 좀 심각하다 싶으면
    문제가 있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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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10
    와 본문 성격이 저랑 너무 똑같아요..
    저도 본문과 같은 이유들로 ADHD 의심중인데 걱정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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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11
    저도 멀티가 안되고..
    자꾸 딴 생각을 하는게 너무 혼란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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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12
    저도 딴생각하는거 정말 심해요..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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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13
    동시 다발적인 일을 해야 할 경우는 귀하처럼 누구나 다 그런 형편입니딘 걱정 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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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14
    완전 공감되요 사람말에 집중도 못하겠고 사람을 만나도 공허할때가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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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15
    잠깐 집중했을 뿐인데 시간이 훌쩍 지나 있을 때가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