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도도리표처럼 반복되는 어려움 속에서, 엄마와 아이 모두 지치고 힘겨워합니다.

요즘 제가 상담하는 한 가정을 생각하면 마음이 참 무겁습니다. 

이 집 엄마는 성인 ADHD를 갖고 계시고, 아이는 자폐 진단을 받았습니다. 

아이를 돌보는 일상에서 엄마는 늘 지치고, 스스로를 자책하는 모습이 자주 보여요. 

“제가 부족해서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건 아닐까”라는 고민을 하실 때마다, 그 마음이 너무 안타까워 제 마음도 무겁습니다.

이 가정은 전문기관 치료와 다양한 지원을 받고 있지만, 현실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엄마가 치료를 꾸준히 받으며 여러 방법을 시도해도, 어느 순간 또 원점으로 돌아가곤 합니다. 

마치 도도리표처럼 반복되는 어려움 속에서, 엄마와 아이 모두 지치고 힘겨워합니다.

상담자로서 저는 체계적 방법과 전문적 조언을 안내하지만, 현장에서 보는 현실은 늘 복잡하고 한정적입니다. 제가 얼마나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 속에서, 안타까움과 무력감을 느낄 때가 많아요. 

엄마는 ADHD 특성으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감정 조절에도 힘들어합니다. 

아이는 민감하고 반복적인 특성 때문에 작은 변화에도 쉽게 지치고 불안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반복되는 어려움 속에서도 엄마와 아이가 조금이라도 안정감을 느끼고 편안한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돕고 싶은 마음을 놓지 않습니다. 전문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무겁고 안타까움이 크게 느껴지지만, 그럼에도 그들을 지지하는 것이 제 책임이라는 생각이 늘 마음 한 켠에 자리합니다.

장애를 가진 가정들은 때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없고, 그 자리에서 멈춰 있는 듯한 느낌을 주어 마음이 더욱 무겁습니다. 

나는 이런 가정을 보며, 앞으로 더 이상 이런 가정이 없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가는 부모와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희망과 힘이 닿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도 다시금 마음을 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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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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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1
    아이가 좋은 방향으로 자라지 못할 때는 항상 부모탓을 하게 되더라구요.
    걱정은 하는데 딱히 할 수 있는것이 없고 도움이 안될때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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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작성자
      부모가 걱정해주고 바라봐주는 사랑이 아이를 결국 좋은 길로 이끌어줄 거라 믿지만 부모가 장애가 있을 경우가 참 어려운 과제인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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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니
    상담교사
    힘든 상황 속에서도 한 가정을 위해 진심으로 마음을 쓰고 계시는 글에 깊은 공감을 느낍니다.
    글쓴님께서 느끼시는 안타까움과 무력감은, 단순히 전문가로서의 역할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의 깊은 공감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더욱 값지다고 생각합니다.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는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그들을 지지하고자 하는 마음이 바로 가장 큰 희망입니다.
    그 가정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것만큼, 좌절하지 않고 묵묵히 곁을 지키며 그들의 존재를 인정하고 지지하는 일이 가장 중요할 때가 있습니다. 글쓴님의 그 따뜻한 마음이 바로 그 가정에 필요한 가장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부디 지치지 마시고, 글쓴님의 그 소중한 마음을 믿고 나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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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작성자
      따뜻한 공감과 격려의 말씀에 큰 힘이 됩니다🙏
      지치지 않고 마음을 다해 함께 걸어가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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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2
    도도리표처럼 반복되는 현실이라는 표현이 너무 와닿았어요.
    엄마의 자책과 아이의 불안함이 얼마나 깊을지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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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작성자
      맞아요, 반복되는 현실 속에서 스스로를 자책하는 마음과 불안함을 겪는 그 깊이를 헤아리기란 쉽지 않아요. 그래도 이렇게 함께 마음을 나누어주시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