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ADHD라는 개념조차 없던 시절이었잖아요.
ADHD가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한게 불과 한 10년 정도밖에 되지 않은 것 같아요.
전 ADHD라는 개념을 처음 안 게 19년 전쯤 MBC 무한도전 정신감정 에피소드편에서 한 정신과 의사가 ADHD를 언급하면서 그때 처음 알게 됐는데요. 아마 저처럼 그 방송을 통해 알게 되신 분들 많을 것 같아요.
그 이후로 정신의학이 발달하면서 ADHD 개념이 널리 알려지고 육아와 교육의 질도 발달하면서 실제로 유아시절에 검사하여 진단받은 아동도 많고 성인이 되어 진단받은 분들도 많더라구요.
그러면서 온라인을 통해 ADHD 자가테스트를 정말 많이 접했는데요.
요즘 집중이 잘 안 되고, 해야 할 일을 자꾸 미루게 되면서 혹시 설마 나도 ADHD인가?
이런 생각 한번씩 들면서 다들 한번쯤은 자가테스트를 해보셨을 것 같아요.
그래서 인터넷에서 찾아보다가 WHO 자가진단 테스트를 해봤어요.
물론 이런 건 어디까지나 참고용일 뿐이고 정확한 진단은 전문가 상담이 필요하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제 모습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까 싶어서 가볍게 체크해봤어요.
형광펜 표시한 부분이 공감가는 부분이에요..
해당 항목에 빨간색으로 체크해봤어요
1. 해야 할 일을 잊거나 친구와의 약속을 깜빡한 적이 있는가?
→ 거의 없다
친구와의 약속을 깜빡한 적은 거의 없었어요.
저는 약속을 아주 잘 챙기는 편이에요. 캘린더에 정리해두기 때문에 약속을 잊은 적은 없어요.
그래서 일단 거의 없다라고 했는데요.
그런데 해야 할 일을 잊은 적은 가끔 있어요!
이상하게 업무나 집안일 같은 건 자꾸 잊어버리더라구요ㅠㅠ
예를 들어, 누워있다가 화장실 갔다가 빨래를 꺼내야지 하고 화장실을 다녀와보면 내가 뭘 하려고 했지? 하고 그대로 까먹어버려요.
그래서 메모를 하는 습관이 생겼어요. 그런데 가끔은 메모를 해둬도 메모를 보지 않으면 뭘 하려고 했는지 또 잊을 때도 있어요..
2. 일의 순서가 명확한 일을 진행할 때 어려움을 느낀 적이 있는가?
→ 가끔 그렇다
해야 할 일이 여러 단계로 나뉘어 있으면 처음엔 괜찮은데 뒤로 갈수록 정신이 산만해져서 순서가 꼬이는 경우가 더러 있어요.
회사에서 문서 작성할 때 목차만 보면 순서가 명확하잖아요?
근데 막상 쓰다 보면 앞에 쓴 걸 잊고 뒤에 또 비슷한 얘기를 반복하거나, 중간 단계를 건너뛰고 결론부터 적어버린 적도 있고..
요리를 할 때도 비슷해요. 레시피를 보고 따라야 하는데 중간 단계를 빼먹고 마지막에 허둥지둥 맞추는 경우도 있고.
스스로도 왜 이렇게 집중 못 하고 산만하지? 싶더라구요.
3. 어려운 부분을 해결한 뒤, 끝맺지 못한 적이 있는가?
→ 자주 그렇다
저 이거 자주 그래요ㅠㅠ
뭔가 큰 산을 넘고 나면, 남은 건 사소한데도 이상하게 마무리를 못 하고 방치할 때도 있구요.
진짜 열심히, 힘겹게 일을 다 해놓고 마지막 마무리를 놓쳐서 아깝게 실패한 적도 많구요.
중간 중간 다른 일을 하다가, 원래 하던 일에 제대로 집중을 못해서 끝맺음을 잘 못 한 적도 있어요.
4. 성가신 일을 미루거나 피한 적이 있는가?
→ 매우 그렇다
이 부분이 제일 찔렸어요. 제일 큰 고민이에요.
해야 할 일이 있는 건 알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알지만 귀찮은 일은 자꾸 뒤로 미뤄요..
작은 일도 마찬가지예요. 책상 위 정리나 서류 정리 같은 건 내일 하지 뭐, 하면서 몇 날 며칠을 미루다가 결국 막 물건이 쌓인 적도 있고...
귀찮거나 신경 쓰이는 일은 계속 미루다가 결국 쌓여서 더 크게 돌아오는 경우가 많아요.
아마 회피하는 성향이 좀 있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해요.
5. 말이나 행동을 과장되게 하거나 멈추지 못한 적이 있는가?
→ 가끔 그렇다
저도 모르게 흥분해서 말이 빨라진다든지, 좀 과해질 때가 있는 것 같아요.
특히 누군가와 말다툼을 할 때도 할 생각이 없었던 말도 막 하게 되고 나중에 왜 그랬지 하고 후회한 적이 있어요.
사실 그 순간엔 저도 잘 모르는데, 나중에 분위기가 가라앉고 나서 돌아보면 내가 좀 과했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6. 오래 앉아 있을 때 다리를 떨거나 손을 만지작거린 적이 있는가?
→ 가끔 그렇다
집중하려고 앉아 있어도 어느 순간 다른 곳을 쳐다보거나 펜을 계속 돌리고 있는다거나 등등 그런 제 모습을 발견할 때가 있어요.
회의할 때도 그래요. 나도 모르게 딴 짓하는 경우가 있더라구요.
아니면 남이 보기엔 경청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다른 생각하고 있는 경우도 많고 스스로도 왜 이러지? 할 때가 있어요.
테스트 결과를 보니 4개 이상 해당되는 건 아니지만, 저 스스로도 집중력과 미루는 습관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다는 걸 다시 느꼈어요.
제일 문제가 여러 가지 일을 한번에 잘 처리를 못한다거나, 한가지 일에 집중을 못 하고 이것 저것 하다가 정작 원래 하던 일을 제대로 못 하는 결과가 나오는게 문제인 것 같아요.
말했다시피 이런 자가진단은 어디까지나 참고용이지, 이걸로 ADHD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걸 알고 있어요.
자가테스트도 종류가 굉장히 많더라구요.
그래도 혹시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요즘 글보다는 사진, 영상이 대부분인 세상이 되었고 스마트폰과 PC가 너무 발달되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구요.
저 같은 분들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