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님의 글을 읽으며 마음 깊이 공감하게 되었어요. ADHD 진단을 받은 후에도 여전히 혼란스럽고, 그 진단이 자신을 변명하거나 책임 회피로 비칠까 두려워지는 마음, 정말 충분히 이해돼요. ‘그동안 힘들었던 이유가 이거였구나’ 하는 안도감과 ‘그렇다고 이걸 핑계로 삼아도 되나?’ 하는 자책감이 동시에 몰려오는 그 복잡한 감정은 많은 성인 ADHD 당사자들이 겪는 자연스러운 반응이에요. 님이 이야기한 산만함, 계획 미루기, 감정 기복, 그리고 조용하지만 머릿속이 늘 바쁜 상태는 ADHD의 다양한 양상 중 하나로, 활발한 외향성만이 ADHD의 모습은 아니에요. 많은 분들이 보이는 외형적 특징만으로 판단하지만, 실제로는 내면의 피로와 자책, 혼란 속에서 묵묵히 버티는 분들도 많답니다. “이 정도면 진짜 맞는 걸까?”라는 질문은 진단을 받아도 여전히 남게 되는 혼란이죠. 특히 일상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더 그런 생각을 들게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살아내고 있다는 것 자체가 당신이 강하고 끈질기게 애써왔다는 증거예요. ADHD는 게으름이나 나약함이 아니에요. 그저 뇌의 작동 방식이 다를 뿐이고, 그 다름을 이해하고 맞춰가는 과정이 필요할 뿐이에요. 약이 드라마틱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도 당연해요. 약은 도구일 뿐, 문제를 한 번에 없애주는 마법은 아니니까요. 오히려 감정 조절이 조금 쉬워졌고, 일정도 조금은 지킬 수 있게 되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큰 변화예요. 그 변화 하나하나가 님이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예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진단은 ‘이제부터 어떻게 나를 더 잘 이해하고 도와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 위한 출발점이에요. ADHD는 단점만 있는 것이 아니고, 님이 보여준 공감력, 끈기, 자기 성찰 같은 강점도 함께 있는 특성이에요. 지금처럼 솔직하게 자신을 들여다보는 태도만으로도, 당신은 이미 잘 해내고 있어요. 혼란스러울 때일수록 자기 자신에게 조금 더 다정하게 대해주세요. 그럴 자격이 충분한 분이니까요.